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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 703 호 우리의 미래식량, 곤충을 요리하다

  • 작성일 2022-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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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7309
김지현

먹을 양식 없이 살 수 있을까? 

사람이 생존하는 데 있어서 호흡과 식량은 기본적인 필수요건이다. 

다른 것은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지만, 식량이 없다면 살아갈 수 없다.



생각해봐야 할 문제, 지구촌 식량 위기

  홍수, 가뭄, 이상기후 등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인해 곡물 수확량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관개농업과 무리한 지하수 채굴로 물 비축량이 줄어들어 가뭄이 오면 속절없이 농업용수가 부족해지고 농사가 어려워진다. 설상가상으로 농지 감소와 더불어 선진국의 농업 연구비가 축소되면서 농업의 발전을 위한 연구도 약화하고 있다. 최근에 늘어난 육식 인구와 바이오 연료 사용량 증가도 큰 문제 중 하나이다. 가축을 키우고 바이오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에는 상당한 양의 곡물이 필요하다. 이처럼 여러 요인이 더 많은 식량, 곡물을 요구하는 데 반해 이상기후로 인해 생산량은 지속해서 줄어들면서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은 특히 식량의 자급자족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는 국가이다. 현재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6%이고, 식품 에너지 자급률도 50%밖에 되지 않는다. OECD 기준 우리나라는 식량 위기 우려 국가이다. 곡물이나 식량의 수입 의존도가 높을수록 식량 위기의 위험도는 높아진다. 그러나 식량은 인간의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더는 덮어놓고 생각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해결이 어렵다면 어떤 전쟁보다 두려운 식량 전쟁이 될 수 있다. 이에 현재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을 높이고 미래 식량 전쟁에 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식용곤충’이다. 



미래 식량자원으로 선택된 작은 가축, 식용곤충

  유엔이 뽑은 미래 식량 1순위는 곤충이다. 곤충은 지구 전체 생물 가운데 단일종으로는 유일하게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이며 종류도 다양하고 맛과 영양분도 가지각색이다.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축산물과 비교해 단백질 함유량이 비슷하거나 2~3배 높으면서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도 많다. 또한, 식용곤충산업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축산업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2분의 1수준에 그친다. 현재 담수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농업과 이에 100배가량의 물이 필요한 축산업에 비해 곤충은 물을 따로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물 부족 문제도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 더불어 식용곤충은 인공 사료도 필요 없고 가축에 비해 사육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각 나라 환경에 맞게 특별한 자본이나 기술 없이도 키울 수 있는 구호 음식으로도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벼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고소애,밀웜)’, ‘쌍별귀뚜라미’,‘흰점박이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으로 총 7종의 식용곤충이 있다. 먼저, ‘벼메뚜기’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나며 단백질과 트립신이 풍부하여 소화를 촉진해 위장기능 강화와 천식 치료에 사용된다. ‘누에번데기’는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나며,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은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1/3수준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당뇨 치료에 많이 사용된다. ‘백강잠’은 짭짤한 맛이 나는 식용곤충이다. ‘갈색거저리(고소애,밀웜)’는 감자튀김 맛이 나며 심혈관 질환에 효과가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총 지방산 중 75% 정도로 가장 많다. 또한,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고 기침이나 가래를 없애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다. ‘쌍별귀뚜라미’는 아몬드 맛이 나며 비타민D의 함량이 높아서 골격 건강에 유리하고, 한의학적으로 해열제나 이뇨제 등으로 활동되기도 한다. ‘흰점박이꽃무지유충’은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나며 비타민과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독소를 없애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마지막으로, ‘장수풍뎅이유충’은 고소한 맛이 나며 면역기능 증강 효과가 있어 간 관련 질환과 야뇨증 등의 질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식용곤충으로 요리하다

우리나라 식용곤충 시장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곳은 곤충 카페 ‘이더블버그’와 곤충요리 전문점 ‘빠삐용키친’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최초로 곤충 과자를 상품화해 판매하는 ‘이더블버그(ediblebug)는 메뚜기로 만든 에너지바, 밀웜과 누에로 만든 쿠키, 밀웜으로 만든 양갱, 메뚜기와 밀웜으로 만든 한방차 등을 판매한다. ‘빠삐용키친‘은 식용곤충의 건조 및 분말화, 제면 특허 등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크로켓, 파스타, 애프터눈티 세트까지 식용곤충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곤충요리 전문점이다. 

▲ 곤충카페‘이더블버그’ 판매제품(출처:라메드 매거진,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3112094&memberNo=32143316)


▲ 곤충요리전문점 ‘빠삐용의키친’에서 먹을 수 있는 곤충요리들(출처:톱클래스

, http://topclass.chosun.com/board/view.asp?tnu=201608100024)


  이외에도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식량 감소 현상이 전망되면서 세계적으로 곤충요리에 관한 연구 및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캄보디아는 귀뚜라미를 튀김 요리로 즐겨 먹으며, 태국은 구더기 회를, 일본은 말벌이나 꿀벌 유충을 볶고 지은 밥인 헤보메시를, 중국은 매미요리를 먹었다. 비록 곤충이 특유의 혐오감 문제로 대중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지는 못했지만, 지구촌 다양한 곳에서는 충식 문화를 오래전부터 이어오고 있었다.



식량의 새로운 패러다임

  식용곤충은 고단백&저지방 자원으로 다양한 아미노산, 많은 무기염류, 비타민 등을 함유하는 고영양 자원이고 일반 가축보다 암모니아를 적게 배출해 친환경적이기도 하다. 또한, 저자본과 낮은 기술력으로도 생산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다양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식용곤충은 제도적으로 곤충을 식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현재 인정받은 7가지 식용곤충 외에도 다양한 곤충을 식품으로 등록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곤충산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면서 식용곤충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식량부족 문제는 아직 우리가 체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곤충은 건강에 좋고 친환경적인 식재료라는 장점을 열거하여도 곤충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새로운 식문화가 우리의 밥상에 들어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 현재 식량위기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지금부터 새로운 식량자원으로 떠오른 곤충을 받아들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