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주년 축사] 나의 정원, 교육학과
- 작성자 이원석 교수님
- 작성일 2021-10-21
- 조회수 4042
지난 졸업식 즈음에 학생회에서 교육학과가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물어 보았을 때 교육학과는 “나의 정원”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싶다. “나의 정원”은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직접 가꾸는 나무와 꽃 등 식물들과 그것들이 터를 잡고 있는 작은 동산, 돌담, 아담한 오두막 등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나는 정원을 가꾸는 동시에 이곳에서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며 안식을 얻는다.
2009년 9월부터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라는 정원은 “나의 정원”이 되었으며, 이때부터 교육학과는 내가 가꾸어야 할 대상인 동시에 나에게 쉼과 위안을 주는 안식처가 되었다. 내가 나의 정원을 가꾸는 일을 게을리 한다면 나의 정원은 나에게 기쁨과 행복, 안식을 주지 못 한다. 또한 교육학과의 모든 구성원들은 정원사인 동시에 나무와 꽃, 구조물들이다. 나 또한 우리 교육학과 구성원들에 의해 가꾸어지며 그들에게 쉼과 안식을 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나의 정원”이 주는 기쁨은 잘 가꿔지고 희귀하고 값비싼 식물들이 있는 어떤 유명한 정원을 방문했을 때 얻게 되는 즐거움과는 다르다. 내가 가지치기한 나무 가지에서 여러 개의 새순이 돋은 모습, 내가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난에서 나도 모르게 어느 날 꽃대가 올라오는 모습, 지지대로 받쳐준 꽃나무가 안정적으로 잘 자라는 모습 등은 나에게 큰 기쁨을 주며, 또 힘든 생활에서 쉼을 준다.
그동안 우리 교육학과는 여러 가지 테마를 가지고 가꾸어져 왔으며, 내가 생각할 때 지난 10년에서 가장 특징적인 테마는 아마도 “청소년 행복 교육”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 학과 구성원 모두가 처음으로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추진했던 테마였으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우리 교육학과가 진정으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행복한” 교육을 실현하는 토대를 마련하였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교육학과가 50주년이 되었을 때 우리 교육학과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며 미래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잠재력을 꽃 피울 수 있는 교육을 만들기 위한 “전초 기지”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나를 포함한 우리 교육학과 구성원들이 기존 대한민국 교육의 틀에 과감히 맞부딪치는 도전 정신, 자신의 사명과 능력을 믿는 자신감,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보려는 모험심 등으로 무장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예전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이수할 때도 많이 느꼈지만 연구년으로 미시간에 머물고 있는 지금 미국의 청소년들은 우리 청소년들에 비해 참 행복해 보인다. 오후 3시 정도면 고등학교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자신들이 원하는 운동, 악기 등 여러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집으로 오는 모습은 너무나 낯선 풍경이다. 재미있는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은 오후 4시에 하교를 하는데 고등학생들은 3시면 모두 학교를 나온다는 것이다.
미국의 디즈니 월드가 올해 50주년을 맞이해서 10월부터 축하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한다고 한다. 이를 보면서 나는 “우리의 정원”인 교육학과가 50주년에 어떠한 성취를 축하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의 교육이 청소년들이 행복한 교육에 얼마나 가까워질지 기대감이 커진다.